하나님의 주권

아더 핑크의 하나님의 주권 연구(4) 통치와 하나님의 주권

더 핑크의 하나님의 권 연구(4)

하나님은 만물을 다스리신다. “예수께서 깨어 바람을 꾸짖으시며 바다더러 이르시되 ‘잠잠하라. 고요하라.’하시니 바람이 그치고 아주 잔잔하여지더라.”(막 4:39)

1. 하나님은 만물을 다스리신다.  

먼저, 하나님이 물질세계를 다스리지 않으신다고 잠시 상상해 보라.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자연법칙을 계획하며 확정하신 후 세상의 미래를 오직 이 법칙 아래 두신 채 세상에서 손을 떼셨다고 상상해보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세상을 내려다보시는 지적인 하나님이 없는 세상, 오직 비인격적인 법칙만이 지배하는 세상에 남게 된다.

이런 개념은 유물론(唯物論)과 공허한 무신론(無神論)의 느낌을 줄 뿐이다. 그렇더라도 잠시 상상해 보라. 그리고 이러한 상상에 비추어 다음 질문을 신중히 생각해 보라. 우리는 세상이 곧 망하지 않으리라는 소망을 품을 수 있는가? 잠깐만 살펴봐도 자연법칙이 한결같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게 드러난다. 이것을 아주 단순하게 보여주는 예를 살펴보자.

똑같은 계절이 없다. 똑같은 계절이 없다는 말은 자연법칙이 불균형하다는 뜻이다. 자연법칙이 불규칙하다면 지구를 강타하는 무서운 재난으로부터 우리를 지킬 확실한 보호책이 있겠는가? ‘바람이 임의로 불매’(요 3:8), 이 말은 인간은 바람에 고삐를 매지 못하며 바람을 막지도 못한다는 뜻이다. 때로는 바람이 갑자기 강해져 거대한 태풍처럼 아주 맹렬한 기세로 분다. 자연법칙만이 바람을 제어한다면 내일 강력한 회오리바람이 일어 지상의 모든 것을 쓸어버릴는지 누가 알겠는가?

이런 재난을 막을 확실한 방법이 있는가? 근래에 무서운 흥수도 여러 차례 보았다.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고 재산은 물론 생명까지 잃었다. 인간은 이런 자연의 힘 앞에 무기력하다. 과학은 구름이 비를 내리지 않게 하는 그 무엇도 만들어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느 날 비구름이 균형을 잃고 무한히 커져 지구표면을 언제까지나 물로 뒤덮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으리라고 어떻게 장담하겠는가?

이것은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 노아 홍수와 같은 전 지구적인 재난이 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지진은 어떤가? 몇 년마다 지진으로 섬이나 대도시가 사라진다. 그런데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거대한 지진이 일어나 온 세상을 멸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는가? 과학은 지구 표면 아래에 거대한 불덩어리들이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불덩어리들이 갑자기 지표면을 뚫고 나와 온 지구를 삼키지 않을 거라고 어떻게 장담하는가? 이쯤 되면 내가 말하려는 핵심이 무엇인지 다들 알 것이다. 하나님이 물질세계를 다스리신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그분이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신다.’(히 1:3)는 사실을 부정하면 실제적인 우리의 안전이 모두 사라진다.              

같은 추론(推論)을 인간에게 적용해 보자. 하나님이 인간 세계를 다스리시는가? 하나님이 각 나라의 미래를 정하시고 제국의 행로를 주관하며 왕조(王朝)의 연한을 결정하시는가? 하나님이 악인들에게 “네가 여기까지 오고 더 넘어가지 못하리니”(욥 38:11)라고 말씀하시면서 그들의 한계를 정하셨는가?

하나님이 미래를 인간의 손에 맡기셨다고 잠시 가정해 보자. 이 경우 우리가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자. 논증을 위해 모든 인간은 절대 자유를 갖고 태어나며 그의 자유를 빼앗지 않고는 그에게 무엇을 강요하기는커녕 권고조차 못한다고 가정해 보자. 모든 인간은 옳고 그름을 알고 둘 중에서 선택할 능력이 있으며 완전히 자유롭게 창조되었기에 자기 뜻대로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어떻게 되겠는가? 인간이 주권적이라고 결론내릴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며 자기 운명의 설계자가 된다.

그러나 이 논리를 따를 경우 모든 인간이 마침내 선을 거부하고 악을 선택하는 일은 절대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 경우 온 인류가 도덕적 자살을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도덕적 제한을 모두 제거하고 인간에게 절대 자유를 주어보라. 그러면 모든 도덕적 판단이 즉시 사라지고, 만행이 판을 치며 혼란이 극에 달하게 되리라. 왜 그리 되지 않겠는가? 한 나라가 통치자를 몰아내고 헌법을 무시하는데 다른 나라는 그리 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겠는가?          

1789년 파리의 거리가 폭도의 피로 물들었다. 그렇다면 언제 어느 도시라도 비슷한 광경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는가? 세계적인 무법사태와 무정부 상태를 멈출만한 게 있는가? 우리가 이런 토론을 통해 보여 주려는 게 무엇인가? 하나님이 보좌에 앉으시고 자신의 어깨에 정사를 메시며(사 9:6 참조) 인간의 행위와 운명을 다스리셔야할 필요성은 절대적 필요성이다. 그런데도 믿음의 사람들이 하나님이 세상을 다스리신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나님의 영으로 기름 부음을 받은 사람은 인간사를 다스리시고 이루어가는 하나님의 손길을 혼란과 무질서 속에서도 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일상생활에도 적용된다. 농부들과 농작물을 예로 들어보자. 하나님이 농부들에게 맡겨 두신다고 가정해 보라. 모든 농부가 농지에 목초만 기르고 목축과 낙농에만 전념하는 사태를 누가 막겠는가? 이렇게 되면 세계적으로 곡물 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우체국 업무는 어떤가? 모두가 월요일에만 편지를 쓴다고 상상해 보라. 그렇게 되면 화요일마다 우체국 직원들이 그 많은 편지를 어떻게 처리하겠는가? 우체국 직원들이 나머지 요일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겠는가?

또 가게 주인들을 생각해 보라. 만약 모든 주부가 수요일에만 쇼핑을 하고 다른 요일에는 집에 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러나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여러 나라 농부들이 인류의 엄청난 필요를 채우기에 충분하게 목축을 하고 다양한 곡물을 재배한다. 우편물도 요일마다 거의 비슷하다. 그리고 어느 주부는 월요일에 어느 주부는 목요일에 어느 주부는 또 다른 요일에 쇼핑한다. 이런 일들은 인간을 다스리고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손을 분명하게 증명하지 않는가?

하나님이 세상을 다스리셔야 하는 절대적인 필요성을 간략히 살펴보았다. 이제 하나님이 통치하시고 실제로 통치하시며 그분의 통치가 만물과 모든 피조물에 미치고 만물과 모든 피조물에게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좀 더 살펴보자.                

2. 하나님은 무생물도 다스리신다.

하나님이 무생물(無生物)에 명하시면 명령에 복종하고 그분의 선언을 성취한다. 이것은 창세기에 분명하게 나타난다. 하나님이 “빛이 있으라!”하시니 빛이 있었다. 하나님이 “천하의 물이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이 드러나라!”하시니 그대로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라!”하시니 그대로 되었다. 그러므로 시편 기자는 이렇게 선언한다. “그가 말씀하시매 이루어졌으며 명령하시매 견고히 섰도다.”(시 33:9)

창세기 1장은 성경 전체의 예증(例證, illustrate)이 된다. 아담이 창조되고 1600년 후에 땅에 비가 내렸다. 노아 홍수전에는 안개만 땅에서 올라와 온 지면을 적시고 있었다.(창 2:6 참조) 그러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해졌을 때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내가 홍수를 땅에 일으켜 무릇 생명의 기운이 있는 모든 육체를 천하에서 멸절하리니 땅에 있는 것들이 다 죽으리라.”(창 6:17) 하나님의 말씀은 그대로 이루어졌다. “노아가 육백 세 되던 해 둘째 달 곧 그 달 열이렛날이라 그 날에 큰 깊음의 샘들이 터지며 하늘의 창문들이 열려 사십 주야를 비가 땅에 쏟아졌더라.”(창 7:11,12)

무생물에 대한 하나님의 절대적이고 주권적인 통치를 애급에 내린 재앙과 연결시켜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님이 명하시자 빛이 어둠으로 강물이 피로 변했다. 우박이 떨어졌고, 죽음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 애굽 인들에게 임했으며, 오만한 바로가 살려 달라고 애걸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여기서 성경이 재앙의 각 요소에 대한 하나님의 절대적 통치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강조하는지 주목하라.  

“모세가 하늘을 향하여 지팡이를 들매 여호와께서 우렛소리와 우박을  보내시고 불을 내려 땅에 달리게 하시니라. 여호와께서 우박을 애굽 땅에 내리시매 우박이 내림과 불덩이가 우박에 섞여 내림이 심히 맹렬하니 나라가 생긴 그 때로부터 애굽 온 땅에는 그와 같은 일이 없었더라. 우박이 애굽 온 땅에서 사람과 짐승을 막론하고 밭에 있는 모든 것을 쳤으며 우박이 또 밭의 모든 채소를 치고 들의 모든 나무를 꺾었으되 이스라엘 자손들이 있는 그곳 고센 땅에는 우박이 없었더라.”(출 9:23-26)

무생물을 다스리는 동일한 능력이 아홉 번째 재앙에서도 나타난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하늘을 향하여 네 손을 내밀어 애굽 땅 위에 흑암이 있게 하라. 곧 더듬을 만한 흑암이리라. 모세가 하늘을 향하여 손을 내밀매 캄캄한 흑암이 삼일 동안 애굽 온 땅에 있어서 그 동안은 사람들이 서로 볼 수 없으며 자기처소에서 일어나는 자가 없으되 온 이스라엘 자손들이 거주하는 곳에는 빛이 있었더라.”(출 10:21-23)

성경에서 무생물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보여주는 예는 이것들 외에도 무수히 많다. 하나님의 말씀 한 마디에 불과 유황이 하늘에서 내려와 소돔과 고모라를 멸했으며, 비옥한 골짜기가 죽음의 바다로 변했다. 하나님의 명령에 홍해가 갈라졌고 이스라엘 백성이 마른 땅을 밟고 건넜다. 하나님의 말씀 한 마디에 갈라졌던 홍해가 다시 합쳐졌고 이스라엘을 추격하던 애굽 군대가 수장되었다. 하나님의 말씀 한 마디에 땅이 입을 열어 고라와 그를 따른 반역의 무리를 삼켜버렸다. 느부갓네살(Nebuchadnezzar, BC 630-562) 왕은 풀무 불을 평소보다 일곱 배나 뜨겁게 하여 하나님의 세 자녀를 던져 넣었다. 그러나 이들을 던져 넣은 자들은 타 죽었으나 이들은 옷조차 그슬리지 않았다.      

무생물을 다스리는 창조자의 능력을 아주 강하게 증명하는 사건이 있다. 그분(예수님)이 육신(肉身)이 되어 인간들 가운데 거하신 것이다. 주님이 배에서 주무신 일을 생각해 보라. 폭풍이 일어난다. 바람이 포효하며 파도가 맹렬하게 배를 때린다. 작은 배는 곧 침몰할 것만 같다.  공포에 질린 제자들이 주님을 깨우며 소리친다. “선생님이여 우리가 죽게 된 것을 돌보지 아니하시나이까?” 그 다음에 어떻게 되는가? “예수께서 깨어 바람을 꾸짖으시며 바다더러 이르시되 ‘잠잠 하라! 고요 하라!’하시니 바람이 그치고 아주 잔잔하여지더라.”(막 4:39) 예수님이 물위를 걸으신 일도 생각해 보라. 또 주님의 말씀 한 마디에 무화과나무가 시들었다. 주님의 손길 한 번에 병이 즉시 떠나갔다.

별들과 행성(行星)들도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으며 그분의 주권적인 뜻을 행한다. 예를 둘만 들어보자. 그분의 명령에 해가 아하스의 일영표(日影表)에서 10도 뒤로 물러가 믿음이 약한 히스기야를 도왔다. 신약성경에서 하나님은 별 하나로 아들의 탄생을 알리셨다. 성경은 이 별이 동방박사들을 “앞서 인도하여 가다가 아기 있는 곳 위에 머물러 서 있는지라.”(마 2:9)라고 말한다.           63

“그의 명령을 땅에 보내시니 그의 말씀이 속히 달리는 도다. 눈을 양털 같이 내리시며 서리를 재 같이 흩으시며 우박을 떡 부스러기 같이 뿌리시나니 누가 능히 그의 추위를 감당하리요. 그의 말씀을 보내사  그것들을 녹이시고 바람을 불게 하신즉 물이 흐르는 도다.”(시 147:15-18) 

참으로 놀라운 선언이다. 무생물이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 아래 있다. 비가 내리지 않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다. 자신이 원하는 때에 자신이 원하는 곳에 자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자신이 원하는 자에게 비를 내리시는 분도 하나님이다. 기상청이 날씨를 예보하지만 하나님이 이들의 계산을 얼마나 빈번히 비웃으시는지 보라. 태양의 흑점, 행성의 다양한 움직임, 혜성의 출몰, 대기의 요란은 모두 부차적 원인일 뿐이다. 이 모든 것 뒤에 하나님 이 계신다.

“또 추수하기 석 달 전에 내가 너희에게 비를 멈추게 하여 어떤 성읍에는 내리고 어떤 성읍에는 내리지 않게 하였더니 땅 한 부분은 비를 얻고 한 부분은 비를 얻지 못하여 말랐으매 두 세 성읍 사람이 어떤 성읍으로 비틀거리며 물을 마시러 가서 만족하게 마시지 못하였으나 너희가 내게로 돌아오지 아니하였느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내가 곡식을 마르게 하는 재앙과 깜부기재앙으로 너희를 쳤으며 팥종이로 너희의 많은 동산과 포도원과 무화과나무와 감람나무를 다 먹게 하였으나 너희가 내게로 돌아오지 아니하였느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암 4:7-10) 그러므로 진실로 하나님은 무생물도 다스리신다. 흙과 공기, 불과 물, 우박과 눈, 폭풍과 성난 바다 등 모든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수행하며 그분의 주권적인 뜻을 성취한다. 그러므로 날씨를 불평한다면 사실은 하나님께 불평하는 것이다.(*) 글쓴 이 / Arthur Walkington Pink 출처 / ‘아더 핑크의 하나님의 주권’ 지은이 아더 핑크, 옮긴이 전의우(서울, 요단출판사, 2014.) < 다음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