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해설(10)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해설(10)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6. 변하지 않으며, 공의로운 자신의 의지에 의한 계획에 따라 자신의 영광을 위해 모든 일을 행하시는 하나님(제2장 1항 계속)
제 2장 1 항
오직 한 분뿐이신 살아계시며 참된 하나님이 존재하십니다. 하나님은 1) 본질과 완전함이 무한하시며, 2) 지극히 순결한 영이시며, 3) 눈에 보이지 않으시고, 4) 몸이 없으시며, 5) 여러 부분들이 없으시고, 6) 고통이 없으시며, 7) 불변하시고, 8) 광대하시며, 9) 영원하시고, 10) 헤아릴 수 없으시며, 11) 전능하시고, 12) 가장 지혜로우시며, 13) 가장 거룩하시고, 14) 가장 자유로우시며, 15) 가장 절대적이십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영광을 위하여 변하지 않으며, 공의로운 자신의 의지에 의한 계획에 따라서 모든 일을 행하십니다. 하나님은 사랑이 많으시고, 은혜로우시며, 긍휼이 많으시고, 오래 참으시며, 선과 진리가 풍성하시고, 불의와 범죄와 죄를 용서하시며, 하나님을 부지런히 찾는 자에게 상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면서도 하나님은 심판하실 때에 가장 공의로우시며, 지극히 두려운 분이시고, 모든 죄를 미워하시며, 죄를 범한 자를 결단코 벌하지 않은 채 내버려 두지 않으십니다.
해 설
제 2장 1항에서 신앙고백서가 고백하는 하나님과 관련한 명제들 가운데 이번에 살필 것은 이러합니다.
“하나님은 변하지 않으며, 공의로운 자신의 의지에 의한 계획에 따라 자신의 영광을 위해 모든 일을 행하십니다.”
이 명제가 고백하고 있는 내용은 두 가지로 1) 그가 행하시는 모든 일의 원인으로서 하나님의 의지에 대한 것이며, 2) 모든 일의 목적으로서의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1) 모든 일의 원인으로서의 하나님의 의지
만물이 존재하는 것과 그 가운데 일어나는 모든 일은 모두가 하나님께서 그렇게 정하신 뜻에 따라서 나타납니다. 성경은 곳곳에서 이러한 하나님의 주권적 의지를 찬양합니다. “우리 주 하나님이여 영광과 존귀와 권능을 받으시는 것이 합당하오니 주께서 만물을 지으신지라 만물이 주의 뜻대로 있었고 또 지으심을 받았나이다.”(계 4:11)
이러한 찬양을 통해서 성경은 오직 하나님의 의지, 곧 어떤 존재나 일, 무엇이든지 그것들이 그렇게 나타나도록 결정하시는 하나님의 원하심이 그 모든 것들의 궁극적인 원인임을 계시합니다. “네 구속자요 모태에서 너를 지은 나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라. 나는 만물을 지은 여호와라 홀로 하늘을 폈으며 나와 함께 한 자 없이 땅을 펼쳤고”(사 44:24)
하나님의 원하심 이외에 다른 어떤 것들은 결코 만물의 궁극적 원인이 아니며, 이 세계는 피조물일 뿐이며, 결코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므로 존재케 되고 일어나는 만물 가운데는 평안뿐만 아니라 환난과 같은 일도 포함이 됩니다. “나는 빛도 짓고 어둠도 창조하며 나는 평안도 짓고 환난도 창조하나니 나는 여호와라 이 모든 일들을 행하는 자니라 하였노라.”(사 45:7)
왜 선하시며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께서 평안만이 아니라 환난도 이 세상 가운데 두시는지에 대한 질문은 하나님의 지혜와 관련하여 답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모든 일들은 하나님께서 그러한 일이 있도록 하시는 목적이 있습니다.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환난이 과연 필요한가는 하나님께서 그의 지혜로 판단하실 일입니다. 죄인을 구원하시기 위한 그리스도의 수난이 한 예가 될 수 있겠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고난을 당하셔야만 하는 것은 하나님의 지혜에 따른 것이며, 그러한 일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정하시는 그의 의지에 따른 것입니다. “그가 하나님께서 정하신 뜻과 미리 아신 대로 내준 바 되었거늘 너희가 법 없는 자들의 손을 빌려 못 박아 죽였도다.”(행 2:23)
만물을 원하시는 대로 존재케 하시는 하나님의 의지는 절대적입니다. 하나님은 스스로 계시는 분이시며, 그 분이 최고의 선이시기 때문에 그 분의 의지에 대하여 어찌하여 그렇게 하는지를 묻고 이의를 제기할 자란 그 누구도 있을 수가 없습니다. “땅의 모든 사람들을 없는 것 같이 여기시며 하늘의 군대에게든지 땅의 사람에게든지 그는 자기 뜻대로 행하시나니 그의 손을 금하든지 혹시 이르기를 네가 무엇을 하느냐고 할 자가 아무도 없도다.”(단 4:35)
신앙고백서는 이러한 하나님의 의지에 대해서 ‘변하지 않으며 공의로운’ 의지라고 표현을 합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원하여 결정하시는 의지의 행사가 그의 본질적 속성에 따라 행하여짐을 말합니다. 하나님은 불변하시는데 반하여 그의 결정은 변한다거나, 혹은 하나님은 공의로우신데 그의 결정은 불의한 경우란 있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모든 의지의 결정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나타내는 속성을 반영하며 따라서 하나님 자신을 나타내는 계시이기도 합니다.
(2) 하나님의 의지의 특성 구별
하나님의 의지의 특성과 관련하여 살필 것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의지대로 모든 일들을 행하신다고 할 때, 하나님의 그 의지가 필연적인가 아니면 자유로운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에 대한 답은 하나님 자신과 관련하여서는 그 의지가 필연적이지만 그 외의 일에 관련하여서는 자유롭게 결정을 하신다는 것입니다.
1) 하나님의 필연적인 의지와 자유로운 의지
먼저 필연적인 점은 하나님은 자신을 필연적으로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사실과 관련합니다. 하나님은 최고의 선이시며 또한 궁극적인 목적이십니다. 그러한 하나님은 그 분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분이십니다. 자신을 향한 사랑은 하나님에게 있어서 필연적인 원함이며 결정입니다. 바로 여기서 신앙고백서가 하나님의 의지에 따른 계획을 말하면서 그 모든 계획이 또한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목적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는 까닭이 설명이 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의지는 필연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목적과 연결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결코 그러한 자신을 부인할 수 없다는 사실은 바로 하나님께서 또한 하나님 자신의 영광을 바라지 않을 수가 없다는 사실로 연결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까닭에 하나님이 모든 일을 그의 의지에 따라 결정하실 때 모든 일은 또한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목적에 따라 계획이 되며 실행이 됩니다.
그리하여 시편 8편에서 찬양하듯이 만물은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 보이며(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 시 8:1), 아울러 또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을 합당한 본분인 줄 알며 기쁨으로 여깁니다. “곧 우리 구주 홀로 하나이신 하나님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광과 위엄과 권력과 권세가 영원 전부터 이제와 영원토록 있을 지어다. 아멘”(유 1:25)
이에 반하여 하나님의 자유로운 의지는 하나님 자신과 관련 된 필연적인 의지 이외의 일에 대하여서는 하나님께서 자유롭게 결정을 하시는 것을 말합니다.
2) 하나님의 작정 의지와 하나님의 교훈 의지
하나님의 작정과 관련 된 의지는 하나님께서 어떤 일을 행하시기로 또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록 허용하시기로 결정하시는 ‘작정적 의지’를 말하며(엡 1:1), 교훈과 관련 된 하나님의 의지는 피조물인 인간이 마땅히 행하여야 할 신앙과 행위의 규범을 뜻하는 ‘교훈적 의지’를 말합니다.(롬 12:2) 전자는 반드시 이루어지며 어떤 저항도 있을 수 없습니다: “… 누가 그 뜻을 대적하느냐?”(롬 9:19b) 후자에 대해서는 불순종이 나타납니다: “… 내게 네 자녀를 모으려 한 일이 몇 번이더냐? 그러나 너희가 원하지 아니하였도다.”(마 23:37)
3) 하나님의 기쁨과 관련 된 의지
하나님의 의지에 대한 또 다른 구별은 하나님의 기쁨과 관련한 것으로 하나는 ‘작정과 관련한 기쁨의 의지’이며 다른 하나는 ‘규범의 교훈과 관련한 기쁨의 의지’입니다. 예를 들어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엡 1:5)의 말씀에서 보듯이 하나님은 우리를 향해 작정을 하실 때 그 작정을 기뻐하십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본문은 ‘그 기쁘신 뜻대로’ 예정하셨다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계시의 비밀을 숨기거나 드러내는 일과 관련하여 “옳소이다! 이렇게 된 것이 아버지의 뜻이니이다.”(마 11:26)라고 말씀하셨을 때 ‘아버지의 뜻’은 바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심을 가리킵니다.
이와 구별하여 규범과 관련한 구별은 우리가 마땅히 지켜야 할 교훈과 규범이 하나님께서 인정하시고 용인하시는 것이며 그의 성품에 일치하는 것임을 뜻하는 의미에서 하나님의 기쁨을 표현하는 구별입니다. 예를 들어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는 말씀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이라는 표현은 바로 하나님께서 그의 성품에 합당한 것으로 받아들이시고 인정하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4) 하나님의 들어난 의지와 숨겨진 의지
또 다른 구별은 한 편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하도록 명하심으로써 알게 되는 의지와 다른 한 편으로 그 명령을 내리신 이면에 감추어져 있어 들어난 명령으로 만으로는 알 수가 없는 깊은 의지와의 구별입니다. 앞서 말한 것에 비교하면 전자는 교훈적 의지와 후자는 작정적 의지와 대응이 됩니다. 예를 들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내가 네게 일러 준 한 산 거기서 그를 번제로 드리라.”(창 22:2)는 명령을 주셨을 때, 우리는 그 명령을 통해서 하나님이 이삭으로 하여금 행하기를 원하시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이러한 것을 가리켜 ‘나타난 의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와 달리 아브라함이 이삭을 죽이려는 순간 하나님께서 “그 아이에게 네 손을 대지 말라.”(창 22:12a)고 하심으로써 본래부터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이 이삭을 죽이게 하실 의지가 없었음이 드러납니다. 이렇게 하여 알게 되는 숨겨졌던 의지가 있는데 이를 가리켜 ‘숨겨진 의지’라고 합니다.
5) 하나님의 비밀한 의지와 계시 된 의지
끝으로 ‘비밀한 의지’와 ‘계시된 의지’의 구별이 있습니다. 전자는 작정과 관련이 되며 후자는 교훈과 관련이 됩니다. 이러한 구별은 예를 들어 “감추어진 일은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속하였거니와 나타난 일은 영원히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속하였나니 이는 우리에게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행하게 하심이니라.”(신 29:29)는 말씀에서 비롯됩니다. 여기서 한 편으로는 하나님의 의지가 심오하고 깊이를 측량할 길이 없으면서(시 36:6; 롬 11:33, 34),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우리 모두에게 알려지며 결코 멀리 있지 않음(신 30:14; 롬 10:8)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누구를 구원하기로 선택하셨는지는 감추어져 있다는 의미에서 선택은 비밀한 의지이지만, 그것이 미리 알 수는 없다 하더라도 나중에는 구원의 확신을 가질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하여 이 땅에서도 비밀한 의지는 어느 정도 확실하게 드러나며 또한 낙원에 이르게 되면 선택의 비밀한 의지는 밝혀지게 됩니다.
결론 / 신앙고백서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의지에 따라서 계획을 세워 만물을 존재케 하시고 그 가운데 모든 일들을 일어나도록 하신다는 사실을 고백하면서 이 모든 일들이 또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임을 고백합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하나님은 최고의 선이시며 궁극적인 목적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의지에 따른 모든 일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신앙고백서를 낳은 역사도 또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며, 이 글을 읽고 하나님 앞에 나가는 이 순간의 일도 또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인 줄 알고 하나님을 찬양하여야 할 것입니다.(*) 글쓴 이 / 김병훈 목사(합신 조직신학 조교수) < 다음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