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행성 지구
지구에서의 오늘을 감사하자!
기적의 행성 지구

‘소행성 충돌 위협’에 대한 영상을 보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 하루도 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적과 같은 일인가?”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라는 행성 자체가 사람을 포함한 생명체에겐 곧 기적이다. 몇 가지만 살펴보자.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지구는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행성이다. 물론 화성, 목성, 금성 등에서도 물이 발견되지만 지구처럼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고체인 얼음이나 기체인 수증기 상태로 존재한다. 사람을 포함한 대부분의 생명체를 구성하는 성분 중 약 70%가 물로 채워져 있는 것을 보면 지구만 가진 액체 상태의 ‘물’은 생명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구의 또 다른 기적은 태양으로부터의 적당한 거리다. 딱 지금의 위치에 있기에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이 되었다.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이유도 태양으로부터의 거리 때문이다. 만약 현재 위치보다 태양과 더 가까워지면 온도가 너무 높아 물이 다 증발해버릴 것이고 더 멀어지게 되면 온도가 낮아져 고체인 얼음이 되어 버릴 것이다.
지구의 적절한 크기도 생명체의 또 다른 존재 이유다. 만약 지구가 지금보다 10% 커질 경우 중력이 강해져서 우주의 온갖 해로운 기체들까지 끌어당겨 지구 안에 쌓이게 되므로 생명체는 살아갈 수 없다. 반대로 10% 작아지게 되면 중력이 약해져 지구의 물과 공기가 대기권 밖으로 나가버리게 되어 역시 생명체는 살 수 없다.
이 외에도 달의 존재와 지구의 자전축, 지구의 방패 역할을 하는 대기와 자기장의 존재, 은하에서의 태양계 위치, 자전 속도, 공전 속도 등 약 2만 가지의 조건들이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진 결과가 지금의 ‘지구’이다. 이 중 한 가지라도 흐트러진다면 도미노 현상처럼 전체 생명 시스템이 붕괴되어 지구와 우리는 사라질 것이다. 그러니 어찌 우리의 이 같은 지구의 삶이 기적이 아닐 수 있으랴!
달은 인류에게 가장 친숙하게 여겨지는 천체일 것이다. 눈이 부셔 우러러볼 수 없는 태양과 달리 전기가 없던 시절 밤하늘을 밝혀 주던 은은한 달빛은 인류에게 다양한 정서를 불러일으킨 낭만적 대상이기도 했다. 그래서 ‘달’은 여러 문학작품이나 그림과 노래 등에 끊임없이 등장한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시와 노래 대중가요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예술가들이 달빛 아래의 풍류와 다양한 감성을 노래했던가!
어릴 적에는 동요의 영향 때문인지 달에 토끼가 살면서 계수나무 아래서 방아를 찧고 있다고 생각했다. 달을 쳐다보며 진짜 토끼를 찾으려 애쓰기도 했었다. 그런데 아폴로 11호가 처음으로 달에 착륙해 인류에게 보여준 달의 실상은 낭만적 상상을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너무나 ‘황량한’ 모습이었다. 정녕 우리의 토끼는 없단 말인가?
그런데 우리의 정서를 풍요롭게 해주던 ‘달’은 사실 우리에겐 너무나 고마운 존재다. 달은 약 38만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지구의 둘레를 공전하며 알게 모르게 지구의 생명체를 보호하는 태양계 위성들 중 다섯 번째로 큰 위성이다. 그런데 행성과 위성의 크기 비율로 따지면 태양계에서 가장 큰 위성이다. 예를 들어 토성의 위성 ‘타이탄’이 토성의 약 1/23, 목성의 위성 ‘이오’는 목성의 1/38 정도인 데 반해 달은 그 크기가 1/4 정도다.
지구는 그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위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마치 목성이 혜왕성을 위성으로 둔 격이다. 상대적으로 큰 위성 덕에 오늘도 지구로 날아오는 수많은 소행성들이 달의 철벽같은 수비로 지구를 비껴가고 있다. 이러다보니 다른 위성이 행성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데 반해 달은 지구의 환경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며 지구의 생존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지구는 자전축이 약 23.5도 비스듬히 기울어진 채 자전하고 있다. 천왕성과 같이 자전축이 90도로 누워있다면 남극과 북극이 교대로 태양을 향하게 되어 지구 한편은 계속 낮 반대편은 계속 밤일 것이다. 지금의 절묘한 기울기 덕분에 우리는 사계절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지구의 자전축은 태양과 달의 인력으로 균형이 맞춰져 있어 그 변화폭이 다른 행성에 비해 매우 작다. 만약 달이 없었다면 이 균형이 깨져버려 지구의 자전축은 급격한 변화를 겪을 것이다. 실제로 화성은 위성의 영향이 매우 적어서 자전축이 10도에서 60도까지 큰 폭으로 변동한다. 지구가 이렇게 되면 격렬한 기후변동을 겪을 것이고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안정된 환경이 조성될 수 없다.
이뿐 아니라 지구에 작용하는 달의 인력이 줄어들면 태양이나 다른 행성들의 인력이 상대적으로 커져 지구의 공전 궤도가 변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공전 궤도가 달라지면 지구는 태양에 더 가까워지거나 멀어져 곧바로 죽음의 행성이 될 것이다. 다행히 달의 인력 덕분에 태양, 지구, 태양계 행성들이 미묘하고도 정확한 균형을 유지하며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
밀물과 썰물은 지구에 대한 태양과 달의 인력이 만들어내는 해수면의 승강운동으로 ‘조석현상’이라고도 한다. 태양보다 달이 약 2배 정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달이 태양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질량을 가지지만 지구로부터의 거리가 훨씬 가깝기 때문이다. 달은 바닷물을 운동시켜 지구의 자전 속도를 늦춘다. 조석 현상 같은 바닷물의 운동은 지구 표면과의 마찰을 발생시켜 지구 자전을 지연시킨다. 현재 지구의 자전주기인 24시간도 달의 선물이다. 만약 달이 없었다며 지구의 하루는 약 10시간 정도로 매우 짧았을 것이다.
그만큼 지구가 빠르게 자전한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낮과 밤의 주기가 짧아 일조량이 현재와 많은 차이가 난다. 또 대기의 급격한 운동으로 소용돌이 태풍 같은 강한 바람이 끊임없이 불어 인간이 살기 힘든 환경이 될 것이다. 항상 지구와 일정거리서 우리와 동행하는 달은 떼쓰는 아이 달래는 어머니 손길처럼 지구의 극심한 환경 변화를 막으며 우리에게 안정된 처소를 제공한다. 참으로 달은 우리의 귀중한 동반자다.(*) 글쓴 이 / 조샛별(자유기고가) 출처, http://www.chogabje.com/board/view.asp?C_IDX=78839&C_CC=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