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단상

사도신경 신앙고백 중 거룩한 공교회란 무엇인가?

주일예배 때마다 고백하는 사도신경의 교회에 대한 고백 중 ‘거룩한 공회’(the holy catholic Church)라는 말이 나온다. 이 말이 일반 교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 사도신경 강해서들을 참고하여 그 의미와 성경적 근거를 살펴보고자 한다.  

옛 번역본 사도신경에는 ‘거룩한 공회’라고 했는데 이를 새 번역에서는 ‘거룩한 공교회’라고 번역했다. 사도신경 재번역 위원회가 총회(예장 합동 제89회 회기)에 보고한 이 부분의 해설을 보면 “거룩한 공교회는 보편적 교회(catholic church, universal church)를 말한다.”고 했다. 영문 사도신경에도 ‘the holy catholic Church’로 번역되어 있다.

여기에 ‘가톨릭’(Catholic)이라는 단어가 로마 가톨릭교회(천주교)라는 뜻도 있지만 원래는 ‘보편적(普遍的)인’, ‘우주적’(宇宙的)인’이라는 뜻의  형용사이다. 그러므로 사도신경에서 “거룩한 공교회를 믿는다.”는 것은 “우리는 교회가 보편적이고 우주적인 거룩한 공동체임을 믿습니다.”라는 신앙고백이 된다. 이처럼 ‘교회의 거룩성’과 ‘교회의 보편성’은 교회 공동체가 갖는 두 가지 특징이다. ‘교회의 거룩성’에 대해서는 이해가 잘 될 줄 믿어 설명을 생략하고 여기서는 ‘교회의 보편성(Catholic)’에 대해서만 살펴보고자 한다.

1. 교회가 보편적이라는 의미는 무엇인가?

(1) 교회는 지역에 있어 보편적이다.

하나님이 옛적에는 유대 땅에서만 알려지셨지만 이제는 온 세상에 알려지셨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막 16:15)고 하셨다.

(2) 교회는 시간에 있어 보편적이다.

교회는 박해자들에 의해서 소멸되지 않는다. 사탄의 유혹에 의해서도 파괴되지 않는다. 교회는  세상  끝 날까지 존속될  것이다. 왜냐하면 예수께서 “볼 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 28:20)고 약속하셨기 때문이다.  

(3) 교회는 구성원에 있어 보편적이다.

교회는 세상의 인종, 성별, 출신과 학력, 빈부와 계급 등의 차별을 뛰어넘어 하나가 된 신앙 공동체이다. 교회에는 흑인, 백인, 경영인과 고용인 차별이 없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고 신앙과 예배에 대해 자신의 양심대로 할 권리와 자유가 있다.

지금 이 세상에는 이런 저런 차별이 얼마나 많은가? 계층 간의 대립과 갈등이 얼마나 심한가? 이런 차별이 많은 이 세상에서 교회에는 그런 차별이 전혀 없다고 우리가 고백하고 공표한다는 것은 놀라운 복음의 빛을 세상에 비취는 것이다.

2. 세계교회가 하나라는 뜻과 근거는 무엇인가?

구약의 교회는 아브라함의 자손과 선민 이스라엘 이라는 시대의 성격상 교회의 보편성이 충분히 들어날 수가 없었다. 교회의 보편성이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그의 십자가의 사역으로 말미암아 현저하게 드러났다.(엡 2:14,15)

그러므로 보편적인 교회는 하나다. 교회가 하나 되는 근거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엡 2:20)라고 하는 동일한 기초 위에 즉 ‘한 그리스도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 16:18)

사도들이란 신약성경을 선지자들이란 구약 성경을 상징한다. 참된 교회는 모두 동일한 하나님의 말씀위에 서있다. 이처럼 교회가 하나인 근거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모퉁잇돌이 되셨다는 것이다.(엡 2:20) 교회의 기초인 예수 그리스도가 한 분이시라면 모든 교회가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닦아 둔 것 외에 능히 다른 터를 닦아 둘 자가 없으니 이 터는 곧 예수 그리스도라.”(고정 3:11)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친히 자기의 육체로 하나님과 사람사이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 막힌 담을 허시고 그 둘로 하나를 만드셨다.(엡 2:12-16)

이렇게 거룩하고 ‘보편적인 교회’(catholic church)는 하나이다. 모든 성도는 한 분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이다.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임과 같이 그리스도도 그러하니라.”(고전12:12) 성도는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이다. 범세계적으로 산재해 있는 교회들도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하나의 몸의 여러 지체들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오늘날의 교회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특별이 성경해석의 오류로 사분오열 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3. 우리는 왜 WCC와 함께 할 수 없는가?

우리가 여기서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교회 안에는 어떤 차별도 없지만 하나님의 종으로서 받은 은사와 능력은 다르고 각자의 맡은 역할과 기능의 차이는 있다. 또 교회가 하나 됨에 있어서도 성경이 교회가 단순히 하나 되기 위해서 어떤 잘잘못도 가리지 말고 무조건 덮어두라고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교회가 하나 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마태복음 16:18의 주님의 말씀처럼 그리스도에 대한 성경적인 동일한 신앙고백과 올바른 믿음 안에서의 하나를 말하는 것이다.(고전 11:19) 배교했거나 이단이 되었거나 진리에서 떨어졌다면 그들은 하나 된 교회에 속할 수가 없다. 우리가 로마 가톨릭교회가 주동하는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WCC)와 함께 할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들은 신앙고백이 일치하지 않더라도 종교라는 이름의 그 어떤 단체와도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믿고 또 그렇게 세계교회가 하나 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거룩한 공교회를 믿사오며’라고 고백할 때마다  거룩하고 보편적인 교회는 하나이며 성도는 그리스도의 몸의 산 지체들이라는 사실을 마음속에 떠올리며 고백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자녀라는 큰 긍지를 가지고 그 지체된 사명과 역할을 다하도록 힘써야 한다.(*) 편집 / 정은표 목사,  참고자료 /  http://cafe.daum.net/cgsbong, 이승구 ‘사도신경’ SFC 2004, 손봉호 ‘사도신경 강해’ 한국성서유니온선교회 2005, 토마스 아퀴나스 손은실 역 ‘사도신경 강해 설교’ 새물결플러스 2015, 이종윤 ‘새 번역 주기도문과 사도신경 해설’ 필그림출판사 2006, 이상원 ‘사도신경 해설’ (도)솔로몬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