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단상

사순절 순교이야기(1) 폰타누스(Pothinus)

프랑스의 리용이라는 옛 도시의 감독으로 있었던 포티누스(Pothinus)는 체포당했을 때 이미 나이가 90이 넘었다. 거동을 별로 못하고 거의 숨을 유지할 정도로 체력이 약했다. 그러나 그는 늘 순교로 자신의 삶을 마감하고 싶어 했고, 그의 소원이 이루어져 당국에 체포되었다. 관리들의 호송에 따라 재판정으로 나갔다. 가는 길에 군중들이 그에게 욕을 하며 손에 들고 있던 것을 던지기도 하였다. 사람들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자기가 믿고 있는 신에게 저주를 받을까봐 두려워 더 욕을 하고 무엇을 던지려고 하였다. 그러나 포티누스는 감사한 마음으로 법정으로 나가면서 마음과 얼굴에 평안을 잃지 않았다. 사람이 평생에 한 길을 간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고 감사한 일인가?

체포되어 온 포티누스에게 총독은 기독교인들이 믿는 하나님은 어떤 신인가를 물었다. 포티누스는 총독에게“당신이 알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게 될 것입니다.”라고 대답을 하였다. 하나님을 알만 한 사람에게는 자연적으로 드러내주시는 분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설명한들 하나님을 알만한 자격이 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알려지지 않는 분이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을 알만한 지혜와 믿음 주신 하나님께 감사할 일이다.

감옥에 갇힌 포티누스 감독은 이틀 만에 하늘나라로 갔다. 감독과 함께 체포되어 온 기독교인들 가운데는 죽음을 두려워 배교를 한 사람들이 있었다. 배교하면 당연히 풀어줄지 알았는데 이들에게 오히려 다른 죄목이 붙게 되었다. 끝까지 믿음을 지킨 교인들은 단순히 기독교인이라는 죄목이 붙었고 이를 기쁨으로 알고 천국의 소망을 가지고 형장으로 담대하게 나갔다. 반면 배교한 사람들은 기독교인이라는 죄목 대신에 살인자라는 죄목으로 형장에 끌려가게 되었다.

믿음을 지킨 사람들이 은혜와 영광의 얼굴로 형장에 나간 반면, 이들은 다른 교인들과 하나님에 대해서는 죄책으로 그리고 로마 당국에 대해서는 분노의 감정으로 뒤섞인 얼굴로 나갔다. 형장에 모인 많은 사람들은 믿음을 지키지 않은 이들에게 오히려“비겁한 자”라고 욕을 하였다. 믿음을 끝까지 지킨 이들에게 생명의 면류관이 예비 되어있고, 믿음을 저버린 사람에게 영원한 죄책과 비난이 준비되어 있다. 사순절에 믿음을 새롭게 하고, 순교의 믿음을 지켜가는 삶이 되었으면 한다.(*) 윤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