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성경!’의 올바른 이해
‘오직 성경!’의 올바른 이해
1. 다른 책은 다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니다.
‘오직 성경!’을 잘못 이해하면 성경책만 있으면 되고 다른 책은 다 필요 없다고 오해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오직 성경!’이란 우리 ‘믿음’과 ‘생활’에 있어 성경이 최종적 기준이라는 뜻이다. 다른 책은 필요 없다는 말을 결코 함의하지 않는다.
킹제임스 성경(KJV, 1611년)을 출판한 중세 때 항상 외경(外經, 위경과 구분할 것)도 붙여 출판했다. 우리는 외경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지만 개혁자들은 그것도 신앙생활에 꽤 도움을 준다고 보았다. 개혁자들이 거부한 것은 외경(外經)을 정경(正經)처럼 최고의 권위로 간주한 것이었다.
종교개혁자들이 로마 가톨릭신학자들보다 교부들과 공의회 전통에 훨씬 해박하였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들은 단지 성경만 읽은 것이 아니라 교회전통 특히 교부들에 대한 상당한 지식이 있었다. 종교개혁자들과 로마 가톨릭신학자들과의 차이는 외경을 ‘성경과 동일한 권위’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종교개혁 시대와는 달리 오늘날의 개신교는 진정한 기독교 신앙전통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 이것은 ‘오직 성경!’을 잘못 이해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2. 이성(理性)이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니다.
또 ‘오직 성경!’이 인간 이성(理性)은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니다. 종교개혁자들이 반대한 것은 이성자체가 아니라 잘못된 이성의 사용을 반대한 것이다. 종교개혁자들 역시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BC 384-322)의 철학을 이용하여 신학을 변증했다. 그러므로 종교개혁자들의 반대는 “성경이 인간 이성에 의해 판단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었지 이성의 사용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었다. 이것은 특히 합리주의자들인 소시니안주의(Socinianism) 자들과의 논쟁에서 더욱 두드러진 특징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오직 성경!’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으니 생각 해 볼 것도 없이 ‘무조건 믿어라!’ ‘덮어 놓고 믿어라!’ 그런 말이 아니다. 삼위일체론이나 기독론에 사용된 용어들은 다 교회가 세상의 철학과 문화를 받아들여 기독교화 시킨 개념들이다.(*) 글쓴 이 / 이성호 교수(미국 칼빈신학교 역사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