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초대교회사(8) 3세기 기독교사상 확립
요약 초대교회사(8) 3세기 기독교사상 확립

제8장 이레니우스와 소아시아 신학
이레니우스는 이렇게 말했다. “그가 성육신 하셔서 사람이 되셨을 때 그는 스스로 인간의 오랜 족보 안에 총괄갱신(Recapitulate)하신 것이며 따라서 우리에게 구원을 제공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담 안에서 잃었던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 안에 존재하는 것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얻은 것이다.”(총괄갱신 : 엡 1:10을 근거한 그리스도의 성육으로 인류를 자신 안에 총괄하여 회복시키시며 갱신하셨다는 이레니우스 기독론 신학 사상의 핵심)
터툴리안(Tertullian, AD150-225)이 서방신학의 초석을 형성하였고, 오리겐(Origen, AD185-254)이 알렉산드리아 신학의 기초를 제공하였다면 이레니우스(Irenaeus AD140-202)는 소아시아 신학의 초석이 되었다.
1. 이레니우스이 생애
‘로마 가톨릭 교의학(敎義學)의 아버지’ 또는 ‘교회 최초의 위대한 조직신
학자’라 불리는 이레니우스는 교회의 전통, 구속사, 신구약의 권위 등 여러 분야에서 그의 연구 업적을 찾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2세기 영지주의자들과 논쟁에서 그들을 제압한 그의 중요성 때문에 그는 교회사(敎會史)에서의 의미심장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레니우스는 일생동안 영지주의(靈知主義, Gnosticism)를 논박하고 하나님의 구원역사 계획을 역사신학 내에서 진지하게 설정하였으며, 신약(新約)을 구약(舊約)과 같은 권위로 보면서 성경을 총체적으로 사용한 최초의 그리스도인이었다. 이레니우스는 기독교를 진정한 철학으로 보려는 변증가들의 견해에 반대했으며, 헬라적인 사색의 도움을 받지 않았고, 기독교 계시의 내용이 단순히 새로우면서도 보다 나은 철학에 불과하다는 자들과도 견해를 달리했다. 그에게는 오직 성경적인 전통만이 신앙의 유일한 근원이었다.
또한 목회적인 소질을 타고난 이레니우스는 고울(Gaul) 지방에서 복음을 전파하며 이단으로부터 양들을 변호하는데 상당한 관심을 쏟았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변방에 있는 켈트족(Celts)의 복음화와 리옹(Lyon) 교회의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 후기 자료에 의하면 이레니우스는 리용에 있는 기독교인들이 죽임을 당하던 주후 202년에 순교했다.
2. 이레니우스의 작품
이레니우스는 수많은 저술을 기록한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까지 보존되어 오는 것은 ‘영지주의의 고발과 논박’, ‘사도적인 설교의 논증’이 있다. 전자는 영지주의자들에 대항하여 기술된 작품으로 제목이 ‘이단논박’(Adversus Haereses)으로 알려져 있다. 다섯 권으로 되어있는 ‘이단논박’은 주제에 따라 다름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1장, 영지주의 해설
- 2장, 이성(理性)에 의한 영지주의 논박
- 3장-5장, 선지서, 주의 말씀과 사도들에 기초한 영지주의 논박
이 책에서 이레니우스는 영지주의의 대표적인 학자인 발렌티누스(Valentinus, 100-160/180)의 제자 플톨레매우스(Ptolemaeus, 100-160)의 제자들의 가르침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역사적 성육신에 기초한 이런 통시적 구속사와 신구약의 연속성의 개념은 ‘에피데이키스’(Epideixis)라고 불리는 단편 작품 ‘사도적인 설교의 논증’에 더욱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이 작품에서 이레니우스는 창조에서 최후의 완성에 이르기까지 구원의 역사를 제시한다.
3. 이레니우스의 총괄 갱신(更新)
이레니우스는 ‘하나님의 형상’을 독특하게 해석했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셨다. 이 형상은 하나님의 아들이며 바로 그 형상을 따라서 인간이 지음을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형상을 아들 속에서 찾을 수 있으며 또 이 아들이 인간이 되셨다는 사실은 불완전한 인간이 하나님의 완전한 형상에 이르기까지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에덴동산에서의 인간의 타락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여전히 인간을 사랑하시며 그 사랑은 하나님의 본연의 계획을 수행하심으로 실현된다. 이런 하나님의 사랑은 섭리(攝理)라고 하는 하나님의 원대한 계획을 통해 이루어지며 이 섭리는 ‘4단계 언약’으로 구분된다.
- 첫째 언약 : 언약은 아담언약으로 아담에서 노아홍수까지,
- 둘째 언약 : 노아언약으로 홍수 이후부터 출애굽까지,
- 셋째 언약 : 모세언약으로 모세부터 그리스도의 초림까지,
- 넷째 언약 : 그리스도언약으로 그리스도의 초림부터 종말까지
‘창조’(創造)와 ‘구속’(救贖) 그리고 ‘구약’과 ‘신약’을 연결할 수 있는 구심점은 바로 하나님의 완전한 형상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과 원형이신 그리스도가 인간이 되어 인간들 가운데 거하게 되셨다. 그리스도의 성육신(成肉身, incarnatio) 은 새로운 인간상을 회복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원대하신 계획의 일환이며 바로이것이 이레니우스가 말하는 총괄갱신(總括更新, Recapitulatio)이다.
그리스도께서 인류를 자신 안에 총괄(總括)하신다는 것은 곧 인류를 회복하는 것이며 인류를 갱생(更生)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모든 인류의 대표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새로운 인간상의 총화(總和)이며 완전한 하나님의 형상이자 구속의 정점이다.
‘총괄갱신’의 또 하나의 근본적 측면은 사탄에 대한 그리스도의 승리다. 이레니우스의 사탄에 대한 투쟁은 3단계로 이루어진다고 본다.
- 1단계 : 성육신을 통해 하나님의 형상이 완전히 현현(顯現)되어 총괄갱신이 시작되었고 그리스도의 시험을 통하여 사탄에 대한 결정적 승리를 가져왔으며,
- 2단계 : 그리그도의 부활의 통해 사탄의 비장의 무기였던 사망을 정복하셨고,
- 3단계 : 사탄에 대한 최후 승리는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도래하며 그 때가 오면 만물은 그에게 귀속될 것이다.
이레니우스의 ‘총광갱신’에서 교회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담이 인간의 머리이므로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듯이 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가 되심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교회는 사탄을 정복한다. 그리스도께서 마귀를 정복하셨고, 인간에게 하나님의 형상을 충만케 이루기까지 성장시켜 줄 가능성을 회복시켜 주셨어도, 이 가능성은 몸이고,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는 세례와 성찬을 통해서 총괄갱신 사역을 진행시키시고, 세례와 성찬은 인간을 그리스도 자시에게 연합시켜 준다.”
교회는 하나님의 구속 계획에서 매우 중요하다. 성만찬에서의 그리스도의 육체적 임재의 실체는 물질적인 요소를 평가 절하시키는 영지주의에 대항하여 이레니우스가 확신했던 것이다. 영지주의자들이 자신들의 ‘비밀전통’과 ‘사도성’(使徒性)을 주장하지만 그것은 왜곡된 것이며 그들은 총괄갱신의 구속사역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이단(異端)들은 교회의 위협이며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의 장애물인데 무엇보다도 영지주의는 대표적 이단이라 할 수 있다.
4. 이레니우와 전통(傳統)
이레니우스는 주장하기를 ‘사도적인 전통’(가르침)은 성경에서 발견되고 교회에 보존되어 왔으며 따라서 “진리를 보기 원하는 사람은 온세계 어느 교회에서나 분명하게 된 사도들의 전통을 통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교회전통’에 대한 이레니우스의 호소는 정경(正經) 형성과 깊은 관련을 갖는다. 이레니우스는 4복음서를 의심 없이 수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4복음서가 이레니우스 시대에 교회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끝으로 이레니우스의 역사관(歷史觀)을 언급해보면 이레니우스가 ‘구속사관’(救贖史觀)을 제시한 최초의 역사 신학자로 평가 받고 있다. 그 이유는 그가 창조(創造)와 구속(救贖)을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이해함으로써 구속사(救贖史)라는 관점에서 구약과 신약을 통일시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통시적인 역사 이해는 창조주와 그리스도의 아버지는 하나이며 같은 하나님임을 확신하는데서 출발한다.
< 요약 및 평가 >
이레니우스는 최초의 교부(敎父, Father of the Church)로서 사도시대와 속(屬) 사도시대 그리고 변증가들의 시대를 요약하고 3세기와 4세기 교부들로 잇는 교차로에 서있다는 점에서 역사신학적인 의의를 지니고 있다. 우리는 한 시대를 마무리하고 한 시대를 여는 역사적 교차로에 있었던 이러한 이레니우스가 이전 사상들과 연속성과 불연속성 둘 모두를 지니고 있는 인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이레니우스가 역사 속에서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매력을 주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글쓴 이 / 박용규 교수(총신신대원, 교회사, 성균관대학교(B.A.)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M.Div.) Western Evangelical Seminaryl(M.A.)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Th.M.) Trinity Evangelical Divinity School(Ph.D.) 출처 / ‘초대교회사’ 박용규 저, 총신대출판사 < 다음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