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해설(29) 인간의 타락, 범죄, 형벌(1)

제6장 1항
1항 우리의 시조들은 사탄의 간계와 시험의 유혹을 받아 금지(禁止) 된 실과를 먹음으로 범죄(犯罪) 하였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의 지혜롭고 거룩한 계획에 따라 그 자신의 영광에 부합되도록 이를 허용하기를 기뻐하셨다.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를 직접 거룩하게 창조하시고, 하나님의 뜻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순종할 능력을 주셨으나 그들은 또한 하나님의 뜻을 그르칠 수도 있었다.
웨스트민스터 제6장 1항에서 교훈하는 것은 이러하다.
- 아담과 하와는 죄를 지었다.
- 그들이 지은 특별한 죄는 금지된 과실을 먹은 것이었다.
- 그들은 사탄의 간계와 시험에 유혹되어서 죄를 지었다.
- 이 죄는 하나님의 주권적 목적에 포함되어 허락된 것이었다.
- 하나님은 그렇게 하심으로써 자기의 영광이 되도록 그 죄를 정리하실 계획이었다.
< 해 설 >
우리의 시조인 최초의 부모들은 죄를 지었다. 그들이 지은 특별한 죄는 하나님이 금하신 금지된 과실을 임으로 따 먹은 것이었다. 이 같은 사건에 대해 하나님에게는 전반적인 계획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특히 지혜롭고 의로운 계획이었다. 즉 하나님의 도덕적 통치를 받도록 새로 창조된 인간들을 모두 얼마 동안 시험 상태에 두시고 그동안에 그들 자신의 행동에 따라 그들의 영구(永久) 한 성격과 운명이 정해지도록 하신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을 거룩한 존재로 창조하셨지만 타락할 수도 있게 지으셨다. 이렇게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할 수도 불순종할 수도 있는 이런 상태에 있는 그들을 얼마동안 도덕적으로 시험하셨다. 이 시험에 합격하면 그들은 확고하고 타락하지 않는 도덕적 성격을 상(賞)으로서 받으며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영원한 행복을 받는다. 그러나 시험에 떨어지면 그들은 법적으로 하나님의 사랑과 교제에서 영원히 제거되며 따라서 도덕적으로는 영원히 죽게 된다. 새로 창조된 천사들과 사람들에 대해서 이것이 하나님의 방법이었다.
1. 죄가 무엇인가?
인류의 경우에는 우리의 시조들이 받은 구체적 시험은 어떤 한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 일 자체는 도덕적으로 보면 선하지도 않고 악하지도 않은 것이었기 때문에 시험 방법으로서 매우 훌륭한 것이었다. 즉 그들이 하나님에게 전적으로 충성하는가 하나님을 절대로 믿고 순종하느냐 하는 것을 시험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면 창세기의 기록이 말해주는 바와 같이 우리의 시조들은 이 과실을 먹음으로써 그들이 지은 무서운 죄는 어떤 것이었는가?
(1) 불신(不信)이었다.
그들은 금지(禁止)하시는 하나님의 지혜를 의심하며 하나님이 하신 경고가 확실히 그대로 되리라는 것을 의심하도록 사탄의 유혹에 빠진 것이다.
(2) 불순종(不順從)이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뜻으로 하나님의 뜻에 대항했다. 이 불신과 불순종이 그들이 지은 무서운 죄였다.
2. 죄의 기원은 무엇인가?
이같이 세상에 죄가 처음으로 생긴 데 대해서 사람들이 끊임없이 묻는 두 가지 질문이 있는데 솔직히 정확한 답을 하기가 어렵다.
(1) 아담과 하와와 같이 거룩하게 창조된 도덕적 행위자들의 영혼 안에 어떻게 죄 되는 욕망이 생겨날 수 있었는가?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할 때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우세한 욕망과 애착심에 따라 선택한다. 이런 욕망과 애착심이 거룩하면 그들의 의지 결정도 거룩한 것이 된다. 또 그들의 우세한 욕망과 애착심의 성격은 그들의 영혼의 도덕적 상태가 결정한다. 그들의 영혼이 거룩하면 이 욕망도 거룩하며 그들의 영혼에 죄가 있으면 이 욕망들에도 죄가 있다.
그리스도의 말씀에 “선한 사람은 그 쌓은 선에서 선한 것을 내고 악한 사람은 그 쌓은 악에서 악한 것을 내느니라.” “나무도 좋고 실과도 좋다 하든지 나무도 좋지 않고 실과도 좋지 않다 하든지 하라.”고 하셨다.(마 12:33,35) 그런데 아담의 마음이 거룩하게 창조되었다고 한다면 그런 그의 행동이 어떻게 죄가 있을 수 있었는가? 우리의 모든 경험을 종합하면 이 문제는 더욱 어렵게 된다.
타락한 인간의 죄 많은 영혼은 하나님의 은혜로 중생(重生)하기까지는 거룩한 의욕을 낳을 수 없다.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영광을 받은 사람들의 영은 죄 된 욕망이나 행동으로 기울어지는 일이 영원히 없다. 이 두 경우에 물은 샘에서 솟은 대로 흐른다. 그런데 아담의 거룩한 영혼 안에 죄가 생겨난 까닭을 우리는 정확히 설명할 수 없지만 이런 곤란은 우리가 무지하기 때문일 뿐임이 분명하다.
우리는 아무도 아담의 경우에 그 성격을 준 것과 같은 상태로 자유 행위자로서의 그와 같은 상태에 처해 본 일이 없다. 우리는 항상 부패한 죄의 종으로 지내왔다. 예외는 초자연적 은혜가 자연을 거스려 도와주시는 순간뿐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어떤 의욕이 거룩한 것이 되려면 적극적으로 거룩한 애착심 또는 성향(性向)에서 솟아나야 한다. 그리고 이런 것은 우리의 마음에 본성으로 있지 않으므로 우리는 은혜를 받지 않고는 거룩한 의욕을 품을 수 없다.
그러나 아담은 앞서 말한 바대로 하나님의 특별한 시험기에 있었으며 거룩하면서도 넘어질 수 있었다. 성자들과 천사들은 거룩하며 넘어질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의 무오성(無誤性)은 그들의 본성에 본질로서 본래적으로 내재(內在) 해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은혜를 주시고 하나님이 능력으로 붙들어 주시기 때문이다.
성결은 항상 적극적이어야 하며 하나님의 사랑에 뿌리를 박고 있어야 하므로 죄는 결함에서 생길 수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아담과 하와의 범죄는 적극적으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방심(放心) 때문이다. 즉 신체의 자연적이며 천진(天眞)한 본능이 일시 우세하게 되거나 영혼의 구조적 경향이 양심의 더 높은 능력을 눌렀기 때문이다.
우리의 시조(始祖)들이 이 무서운 죄를 짓도록 부추긴 외부적 영향과 주관적 동기들은 그 자체에 죄가 포함된 것이 아니었지만 그것들을 마음속에 두어서 의지 결정을 좌우하게 만들었을 때 특히 하나님의 금지명령을 무시했을 때 죄의 원인이 된 것이다. 그들에게 영향을 준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탐스러운 실과를 먹고 싶다는 자연스러운 본능
- 알고 싶다는 자연스러운 욕망
- 사탄이 그 월등한 마음과 의지로 발휘한 설득력
특히 마지막 사실 즉 그들이 타락한 천사인 사탄의 간계와 시험에 유혹되었다는 사실에 이 신비에 대한 해답의 많은 부분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전혀 알 수 없는 저 먼 과거와 그때의 상태에서 사탄과 그의 천사들이 타락한 사실에서 우리는 죄의 참 기원을 찾아야 한다.
(2) 하나님은 왜 우리 시조들의 범죄를 허락하셨는가?
제6장 1항은 이 죄가 하나님의 영원한 목적에 포함되어 허락된 것이었다고 가르친다. 이것이 사실이라는 것은 의심할 수 없다.
- 아담이 자신의 의지에 의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는 그런 처지에 놓이면 그때의 아담으로서는 그런 죄를 지으리라는 것을 확실히 하나님은 미리 아셨다.
이 확실한 지식이 있었으면서도 하나님은 바로 그런 인간을 창조하시고 바로 그런 환경에 두셨다. 그리고 그 죄를 억압해서 선으로 바꾸시기를 결정하시고, 자기의 주권으로 간섭이나 방지(防止)하지 않으실 것을 결정하시고 확실히 나타나게 작정하셨다.
- 그러나 하나님은 아담이 죄를 지게 만드시거나 죄를 인정하신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분명히 사전에 금하셨고 그에 따른 결과도 분명하게 말씀해 주셨다. 이것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죄를 짓지 말아야 할 충분한 지식과 동기를 제시하신 것이다. 하나님은 아담을 거룩하게 창조하졌고, 순종할 능력을 충분히 주셨고, 자기의 의무에 대한 충분한 지식도 주셨다. 그렇게 하신 다음에 그가 독력(獨力)으로 시험을 받게 맡겨두셨다.
만일 누가 묻기를 “죄를 미워하시며 피조물들의 우수성과 행복을 원하시는 인자하신 하나님께서 무슨 까닭에 이런 오염(汚梁)과 타락과 불행의 원천이 터지는 것을 허락하기로 주권적으로 결정하셨느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다만 깊은 경외심으로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옳소이다. 이렇게 된 것이 아버지의 뜻이니이다.”(마 11:26)
하나님이 처음부터 아담의 죄가 자기의 영광이 되도록 섭리하실 계획이었다는 것은 창조와 섭리를 논한 장들에서 이미 말했다. 즉 1)하나님은 피조물들의 죄를 억압해서 선으로 바꾸시며, 2)하나님이 목적하시며 역사하시는 최고의 목표는 하나님 자신의 영광을 나타내시는 것이다.
제6장 2항
2항 최초의 인류의 조상은 이 원죄로 말미암아 그들의 원래의 의(原義)와 하나 님과의 사귐으로부터 떨어졌고, 죄로 말미암아 죽을 수밖에 없게 되었고, 죽음의 상태에 처하게 되었으며, 영혼과 몸의 모든 기능과 모든 부분들 이 죄로 오염되고 말았다.
< 해 설 >
제6장 2항은 이 처음 죄가 범죄 한 자들에게 준 결과가 무엇이었는가를 가르친다.
- 그들은 이 죄 때문에 즉시 하나님과의 교제가 단절(斷絶)되었다.
- 그 결과로 그들은 처음에 지니고 있던 의를 잃었다.
- 동시에 죄 가운데 죽게 되었고 전적으로 더럽게 되었다.
- 이 도덕적 부패는 그들의 영혼과 몸의 모든 기능과 부분에 퍼졌다.
1. 타락과 범죄의 결과
하나님이 만물의 존재를 섭리로 붙들어 주심으로 사람도 한 자연적 존재로서 하나님의 권능에 의존해서 살고 있다. 그러나 도덕적 및 종교적 존재로서는 하나님의 영과 친밀한 사랑의 교제에서 영적 생명을 얻으며 따라서 바른 도덕적 상태와 행위를 위해서도 이 교제에 의존한다. 그러기 때문에 인간 범죄의 결과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
(1) 하나님과 영적 교제 관계가 즉시 단절되었다.
이것이 어떤 입법 하에서도 죄의 자연적인 결과였을 것이다. 사람이 창조되고 하나님의 은혜로운 섭리로 하나님과의 언약에 가입되었을 때에 금지된 행위를 하면 즉시 죽으리라는 구체적인 규정이 있었다. 바꿔 말하면 모든 도덕적 및 영적 생명의 근원에서 벌로써 즉시 단절(斷絶)되리라는 것이었다.(제7장 2항을 보라. 창 2:17 참조)
(2) 처음 창조시의 의(義)와 거룩을 상실했다.
처음 죄에 대한 형벌로써 영적 생명의 원천이 끊어졌으므로 우리 처음 조상들은 처음에 지녔던 의(義)를 즉시 잃었을 것이다. 그들의 충성심이 유린 되고 신의가 배반 되고 마음속에 사랑이 주관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3) 인간의 죽음과 온갖 더러움과 부패가 왔다.
하나님과의 생명 관계가 단절(斷絶) 된 그들은 즉시 허물과 죄로 죽은 자들이 되었고 또한 그들의 성품도 타락하여 생각하는 것이 악하고 더러운 것들만을 생산하게 되었다.
(4) 인간 타락의 부패성은 인간의 모든 성품과 기능에 퍼졌다.
심장이 멎으면 모든 지체가 죽게 되는 것과 같이 하나님과의 영적 교제 관계가 끊어지고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의 사랑이 떠남으로 인간은 총체적으로 비참과 불행에 빠지게 되었는데 그로 말미암아 나타난 현상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순종의 원동력인 처음 의(義)와 거룩이 없어졌다.
- 하나님에 대한 아담의 배반은 완전한 것이었다. 하나님은 완전한 순종을 요구하시므로 아담은 이제 반역자가 되었다.
- 아담의 영혼에 분열이 생겼다. 양심의 가책이 있었다. 그래서 공포심과 불신(不信)과 부정직과 무수한 죄들이 생겼다.
- 이와 같이 그의 본성 전체가 패악하게 되었다. 의지가 양심과 싸움으로 이해력이 어두워지고 감정이 사나워지고, 애착할 것이 없어 지고, 양심이 냉담하거나 짓되고, 신체의 본능적 욕망이 과도하게 되고, 지체들이 불의의 도구로 변했다.(*)
글쓴 이 / A. A. 핫지(Archibald Alexander Hodge, 1823-1886)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해설’(The Confession of Faith), 김종흡 옮김, 크리스챤 다이제스, 2010. 서울.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