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 성경 무오에 대한 시카고 선언
1978 성경 무오에 대한 시카고 선언
The Chicago Statement on Biblical Inerrancy
시카고 선언의 역사적 배경
성경 무오성은 그리스도인의 믿음과 행함 그리고 신약교회 기초석이다. 또 우리는 성경의 무오성을 확실히 믿고 견고히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1950년대 중반 미국의 복음주의는 전통적인 성경관을 유지하는 ‘보수적 복음주의’와 자유주의의 성경관을 일부 수용하는 ‘진보주의적 복음주의’라는 두 갈래 양상으로 나누어졌다.
전자는 워필드(B.B. Warfield)의 전통을 따라 성경의 완전 문오설을 취한 반면에 후자는 제임스 오르(James Orr)의 전통을 따라 성경의 제한적 무오설을 강조했다. 즉 제한적 무오설이란 성경에서 적극적으로 가르치는 내용(예를 들어 신앙과 계시 등과 같은 구원에 관계된 부문)에 관해서는 성경이 무오 하지만 그 외의 역사, 사상, 과학 등의 관점에서 볼 때는 성경에도 오류가 있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것은 이후 복음주의 권내에 성경 무오설에 대한 끊임없는 논쟁의 촉발 제가 되었다. 특히 신복음주의 운동 전개의 주축이었던 풀러(Fuller) 신학교를 중심으로 후자의 견해가 복음주의 안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이에 대해 전통적 복음주의자 중에는 성경에 대한 역사적 비평적 연구를 전면적으로 거부하면서 성경 완전 무오설을 복음주의와 비(非) 복음주의를 구분하는 척도로 삼으려했다.
‘성경의 무오성에 관한 시카고 선언’(The Chicago Statement on Biblical Inerrancy, 1978)은 이 같은 성경관의 위기 상황에서 ‘성경의 무오함에 관한 국제협회’(The International Council on Biblical Inerrancy)의 주관하에 1978년 시카고 회의에서 약 300명의 복음주의 학자들에 의해서 성경에 관한 자유주의적인 경향과 성경의 고등 비평 및 로마 가톨릭의 주장에 반대하여 성경의 무오성에 관한 입장을 보호하기 위해서 작성되었다.
이 선언문 작성에 쉐펴(Francis Schaeffer), 보이스(James Boice), 가이슬러(Norman Geisler), 아쳐(Gleason Archer), 스프라울(R.C. Sproul), 패커(J.I. Packer)와 같은 당대 저명한 복음주의 신학자들뿐 아니라 많은 목회자가 참여했다. 이 선언은 보수적 복음주의 권내에서 성경의 무오성에 대한 최근의 발표 중 가장 권위 있는 역사적 문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 문
성경의 권위는 우리 시대와 모든 시대의 교회에 있어 핵심적 문제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와 구세주로 고백하는 사람들은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에 겸손하고 신실하게 복종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제자 됨을 보여 주어야 한다. 우리의 신앙이나 행위에 있어 성경에서 일탈하는 것은 우리 주님에 대한 배반이다. 성경의 전적인 진실성과 신빙성에 대한 인식은 성경의 권위를 올바로 이해하고 고백하기 위한 필수 사항이다.
아래 선언문은 성경 무오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이를 부인하는 데 대해 명백히 경고함으로써 성경 무오의 교리를 새롭게 재확인한 것이다. 성경 무오의 교리를 부인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의 증거를 무시하는 것이요, 참된 그리스도인의 신앙을 특징짓는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우리는 확신한다. 그리스도인 형제자매마저 성경 무오의 진리에서 일탈하고 이 교리에 대한 오해가 세상에 만연한 오늘날의 현실에 직면해서 이러한 선언문 발표는 시의 적절한 우리의 의무라고 본다.
본 선언은 간추린 선언문, 주장과 부인 및 그에 따른 해설(본 부록에는 싣지 않음)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선언문은 시카고에서 사흘간 협의 끝에 작성되었다. 간추린 선언문 및 주장과 부인에 서명한 사람들은 성경 무오성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밝히고 모든 그리스도인이 이 교리를 더 잘 인식하고 이해하도록 권면하고 자극하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본 문서가 짧은 기간의 협의를 통해 작성되었기 때문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며 본 선언이 신조와 같은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고는 주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토론을 통해 우리의 확신을 더 분명히 확인했음을 기쁘게 여기며 우리가 서명한 본 선언이 그리스도인의 신앙이나 생활이나 사명에 있어 교회의 개혁을 유도함으로써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되기를 기도한다.
우리는 논쟁하려는 마음이 아닌 겸손과 사랑의 마음으로 본 선언을 내놓는다. 또 우리가 말한 내용으로 인해 앞으로 발생할 어떤 논의에 있어서도 하나님의 은혜로 겸손과 사랑의 마음을 견지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는 성경의 무오를 부인하는 이들 중에도 많은 사람이 그 밖의 신념이나 행동에 있어서 반드시 본 선언에서 부인하는 바와 같은 결과를 드러내지는 않음을 기꺼이 인정한다. 또 본 교리를 고백하는 우리조차 때로는 우리의 생각이나 행동, 전통이나 습관을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굴복시키지 못하여 우리가 주장하는 바를 우리 생활로 부인할 때도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성경 자체에 비추어 이 선언에서 성경에 대한 주장 내용을 고쳐야 할 이유를 발견하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이 선언을 반박하는 것을 환영한다. 왜냐면 우리의 진술은 절대 무오한 성경의 권위에 근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증거 하는 내용에 대해 우리 개인의 절대 확실성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며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이러한 증거를 더 힘 있게 해 줄 수 있는 어떠한 도움에 대해서도 감사히 여길 것이다.
Ⅰ. 요약문
A Short Statement
< 1 >
그분 자신이 곧 진리이시며 진리만 말씀하시는 하나님은 창조주와 주님과 구주 및 심판자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그분 자신을 계시하시려고 성경을 감동하셨다. 성경은 그분 자신에 대한 하나님의 증언이다.
< 2 >
성경은 하나님 자신의 말씀으로서 성령에 의해서 준비되고 감동 받은 사람에 의해서 쓰여졌다. 성경은 관여하는 모든 내용에 있어서 전혀 틀림없는 신적인 권위인 것이다. 성경이 주장하는 모든 것은 하나님의 교훈으로서 믿어야 한다. 성경이 요구하는 모든 것은 하나님의 명령으로서 순종해야 한다. 성경이 약속하는 모든 것은 하나님의 약속으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 3 >
성경의 신적 저자 성령님은 자신의 내적인 증거로 우리에게 성경이 믿을 만함을 입증해 주시고 우리 마음을 열어 그 뜻을 깨닫게 해주신다.
< 4 >
성경은 전체적으로 또한 축어적(蓄語的)으로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서 그 모든 가르침에 오류(誤謬)가 없다. 하나님의 창조 역사와 세계사의 사건들 혹은 하나님의 감독 아래서 성경책들이 기원 된 것에 관한 증거는 개인들의 삶 속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은혜에 관한 증거 못지않게 오류가 없다.
< 5 >
총체적인 신적(神的) 무오성(無誤性)이 어떤 형태로든 제한되거나 무시된다면 성경의 권위가 손상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뿐 아니라 성경 자체의 증거와는 상반되게 성경의 권위는 진리의 견해에 대하여 상대적이 된다. 이러한 과실은 개인과 교회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
Ⅱ. 주장과 거부의 조항들
Articles of Affirmation and Denial
제1조
주장 : 우리는 성경이 권위 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여져야 함을 주장한다.
거부 : 우리는 성경의 권위가 교회나 전통이나 그 밖에 다른 인간적 원천에서 나온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제2조
주장 : 우리는 성경이 성문화된 최고 규범으로서 하나님이 우리의 양심을 구속하시는 방편이 되며 교회의 권위는 성경의 권위에 종속된다고 주장한다.
거부 : 우리는 교회의 신조나 공의회나 선언이 성경의 권위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권위를 갖는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제3조
주장 : 우리는 기록된 말씀 전체가 하나님이 주신 계시라고 주장한다.
거부 : 우리는 성경이 단순히 계시에 대한 증언에 불과하다든지 하나님과 만남을 통해서만 계시가 된다든지, 그 타당성이 사람의 반응에 의존한다는 등의 주장을 거부한다.
제4조
주장 : 우리는 인간을 자기 형상대로 창조하신 하나님이 계시의 수단으로 언어를 사용하셨다고 주장한다.
거부 : 우리는 인간의 언어가 우리가 가진 피조물의 속성으로 인해 너무 제한되어 하나님의 계시를 위한 도구로서는 부적합하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우리는 또한 죄로 인한 인간의 문화와 언어의 타락이 하나님의 감동하심을 방해했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제5조
주장 : 우리는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는 점진적이라고 주장한다.
거부 : 우리는 후대의 계시가 전대의 계시를 성취할 수는 있다고 믿으나 이전의 계시를 수정하거나 그것과 상치된다는 주장은 거부한다. 우리는 또한 신약이 완성된 후에도 어떤 규범적 계시가 주어졌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제6조
주장 : 우리는 성경 전체와 그 모든 부분이 원문의 단어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이 영감으로 주신 것이라고 주장한다.
거부 : 우리는 성경의 영감이 일부가 아닌 전체에 있어서만 확인된다든지 전체가 아닌 일부에 있어서만 확인된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제7조
주장 : 우리는 영감이란 하나님이 성경으로 말미암아 인간 저자를 통해 우리에게 말씀을 주시는 사역이라고 주장한다. 성경의 기원은 하나님이시며 하나님이 영감을 주시는 형식은 대개 우리로서는 알 수가 없다.
거부 : 우리는 우리의 영감이란 결국 인간의 통찰력이나 일종의 고양된 의식의 상태라는 주장을 거부한다.
제8조
주장 : 우리는 하나님이 영감을 주실 때 자신이 택하시고 준비하신 성경 기자들의 독특한 개성과 문체를 활용하셨다고 주장한다.
거부 : 우리는 하나님이 선택하신 단어를 성경 기자들에게 사용하게 하실 때 그들의 개성을 무시하셨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제9조
주장 : 우리는 영감으로 성경 기록자들이 모든 걸 아는 능력을 얻게 된건 아니나 적어도 말하고 기록하도록 감동 받은 모든 문제에 있어 참되고 믿을 만한 진술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거부 : 우리는 이 성경 기자들의 유한성이나 타락한 본성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혹은 어떤 식으로든 하나님의 말씀에 왜곡이나 거짓이 섞이게 되었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제10조
주장 : 우리는 영감이란 엄밀히 말하면 성경의 원본에만 적용되며 원본은 하나님의 섭리로 현존하는 사본에서 정확하게 확인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또한 성경의 사본이나 번역본도 원문을 충실하게 반영하는 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주장한다.
거부 : 우리는 원본이 없다는 사실이 기독교 신앙의 핵심적 요소에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우리는 또한 원본의 부재가 성경의 무오성에 대한 주장을 무가치하거나 부적절하게 만든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제11조
주장 : 우리는 성경이 하나님의 영감으로 주어졌기 때문에 오류가 없고 따라서 전혀 우리를 잘못된 길로 이끌지 않으며 오히려 성경에서 말하는 모든 문제에 있어서 참되고 믿을 만하다고 주장한다.
거부 : 그러나 우리는 성경의 주장이 불오(不誤) 하면서도 오류(誤謬)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불오성(不誤性, Infallibility)과 무오성(無誤性, Inerrancy)을 구분할 수는 있으나 따로 떼어놓을 수는 없다.
제12조
주장 : 우리는 성경 전체가 오류가 없고 어떠한 거짓, 사기, 기만이 없다고 주장한다.
거부 : 우리는 성경의 불오성과 무오성이 영적, 종교적, 구속적 주제에만 국한되며, 역사적, 과학적 분야에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우리는 또한 지구의 역사에 대한 과학적 가설이 창조와 대홍수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뒤집는 데 사용되어도 무방하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제13조
주장 : 우리는 무오성이란 말을 성경의 전적인 진실성과 관련된 신학 용어로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거부 : 우리는 성경의 용도나 목적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진위의 기준에 따라 성경을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우리는 또 현대적인 과학적 정확성의 결여, 문법이나 철자의 불규칙성, 자연에 대한 관찰에 입각한 기술(description), 착오가 있는 내용의 기록, 과장법이나 개략적인 숫자의 사용, 소재(material)의 주제별 배열, 평행 본문 간의 서로 다른 소재 선택, 자유로운 인용 등의 성경적 현상이 무오성을 무효화한다는 주장을 부인한다.
제14조
주장 : 우리는 성경의 통일성과 내적 일관성을 주장한다.
거부 : 우리는 일각에서 현재까지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성경의 오류와 모순(矛盾)이 성경 말씀의 진리를 손상시킨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제15조
주장 : 우리는 성경 무오(無誤)의 교리가 영감에 대한 성경 자체의 가르침에 근거 해 있다고 주장한다.
거부 : 우리는 성경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을 상황에 따라 또는 예수의 인성으로 인한 자연적 제약성을 이유로 취사 선택할 수 있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제16조
주장 : 우리는 성경 무오(無誤)의 교리가 교회 역사상 교회의 신앙에 필수적이었다고 주장한다.
거부 : 우리는 성경의 무오성이 스콜라주의적 개신교에서 창안해 낸 교리라는 주장, 또는 (무오성에 대해) 부정적인 고등 비평에 대한 대응책으로 나온 반작용의 입장이라는 주장을 거부한다.
제17조
주장 : 우리는 성령이 성경에 대해 증거 하여 신자들에게 기록된 하나님 말씀의 진실성을 확신시킨다고 주장한다.
거부 : 우리는 이러한 성령의 증거가 성경과 괴리(乖離) 된 형태로 또는 성경과 상반되게 역사한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제18조
주장 : 우리는 성경 본문을 그 문학적 형식 및 수사적 장치를 고려하여 문법적 역사적 해석 방법으로 해석해야 하며, 성경으로 성경을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거부 : 우리는 성경 본문을 상대화하거나 비역사적인 것으로 치부하거나 평가 절하하거나 성경의 저작에 대한 성경 자체의 증거를 부인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어떠한 본문 해석이나 본문 이면에 있는 출처를 찾으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그 타당성을 거부한다.
제19조
주장 : 우리는 성경의 절대 권위, 불오성, 무오성에 대한 고백이 기독교 신앙 자체의 건전한 이해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또 그러한 고백이 그리스도의 형상을 더욱더 닮아 가는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거부 : 우리는 구원을 위해 그런 고백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우리는 더 나아가 무오성을 부인해도 성도 개인이나 교회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주장도 거부한다.(*)